공포와 탐욕의 시장
경제가 나아지고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면 주식시장은 유례없는 상승장을 맞이하게 된다. 투자의 폭도 넓어지고 수익을 가져다주는 종목도 많아진다. 횡보장에서조차 큰 손실이 나지 않는다. 어떤 종목이 하락하면 내가 가지고 있는 다른 종목이 상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늘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는다. 코스피, S&P 500, 나스닥 100 등 계속해서 상승할 것만 같은 지수들이 어느 날 급락하게 된다. 이때 사람들은 생각한다. '일시적인 하락일 거야', '조정장이 왔다.' 맞는 말이다. 조정장이나 일시적인 하락 이후 다시 상승하거나 횡보할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우리의 예측과 늘 다르게 움직인다. 한 번으로 끝날 것만 같았던 하락은 한 달 동안 지속하는 경우도 있다. 과거 2008년 금융위기나 이번 코로나 사태처럼 말이다. 바닥이 언제일지 모르는 끝없는 하락에 대부분 개인투자자는 물론 기관 투자자들, 해외 헷지펀드 회사조차 견디기 힘들다.
VIX 지수, 공포 탐욕 지수
경제의 펀드멘털이 무너지지 않는 한 끝 없는 하락 뒤에도 상승은 온다. 하지만 내 종목이 상승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공포와 탐욕의 주식 시장은 한 번의 큰 하락 이후에는 새로운 바람이 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럴 때 큰 손해를 보고 손절매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투자자는 원금 보존이라도 될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 이런 큰 손실을 보기 전에 미리 알 방법은 없었을까?
1993년 미국 듀크 대학에서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수를 개발하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S&P 500 지수옵션에 대한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투자기대를 나타낸 지수이다. 변동성이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주식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인 투자자들의 심리를 나타낸 것이다. 따라서 이 지수는 주식시장의 방향과 역방향으로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VIX 지수가 높아지면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것으로, 이때 투자자들 불안한 심리로 인하여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는 경우가 많아 이후 주가 하락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차트를 보면 추종하는 S&P 500지수옵션과 정확히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것을 알 수 있다. VIX 지수 그래프에서 최고점은 공포심리가 극에 달한 것으로 판단하며 매도세가 매우 우세하다. 하지만 곧 매도세는 소진되고 이때부터 다시 증시가 반등하는 경우가 많아 최고점을 증시 반등의 신호로 해석되기도 한다.
VIX 지수는 20~30 정도의 범위를 평균으로 보고 40~50을 바닥권 진입의 징조로 판단하여 이때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평균치라고 생각하면 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는 90 정도까지 올라간 것을 보면 그저 참고치일 뿐이다. 하지만 단순히 참고치로 사용하기에는 정확성이 높은 편에 속한다. 주식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단순히 주가의 하락을 예측하는 데도 사용할 수 있지만 내 포트폴리오의 헷지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 대표적인 ETF 2가지를 소개하고자 한다.
PROETF VIX SHORT-TERM FUTURES ETF (티커: VIXY)
미국의 대표적인 지수인 S&P 500 지수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며 변동성 ETF의 대표적인 상품이다. 정확히 말하면 S&P 500 지수옵션을 반영한 것이다.
PROETF ULTRA VIX SHORT TERM FUTURES ETF (티커: UVXY)
VIXY와 같지만 일종의 레버리지 상품으로 변동성에 대한 1.5x인 인버스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형 VIX 지수 확인 하는 방법
위의 상품과 설명은 전부 미국에 초점 맞춰져 있으며 ETF 상품이다. 우리나라에는 따로 VIX 지수를 연동하는 ETF는 없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2009년 4월 13일 증권거래소 VIX지수의 한국판인 VKOSPI(Volatility index of KOSPI200)을 발표하고 있다. 증권사마다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참고사항으로 사용할 수 있다.
간단히 키움증권 HTS에서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지 보여주겠다. 일단 키움증권 HTS 영웅문을 열어보자. 그리고 키움종합차트를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올 것이다.
여기서 동그라미 친 부분을 눌러서 아래로 내려보면 변동성 지수라고 적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을 클릭하면 아래의 그림처럼 나올 것이다.
이 그래프가 우리나라의 VIX 지수라고 할 수 있는 VKOSPI(Volatility index of KOSPI200)다. 이것만 보면 잘 모르겠지만 두 그래프를 겹쳐보면 확실히 VIX 지수와 주가는 반대로 흐르는 것을 알 수 있다.
두 그래프를 겹쳐 보니깐 확실히 알 수 있을 것이다. 아마 이 지수를 알고 있었더라면 코로나가 터지기 전에 VIX 지수의 움직임이 이상했다는 것을 눈치챘을 것이다.
VIX 지수의 활용
우리나라나 미국에서 어떻게 VIX 지수를 활용할까? 운용하는 포트폴리오에 헷지용으로 같은 비중으로 사용하면 될까? 만약에 이런 식으로 운용한다면 헷지용이 아니라 내 통장은 계속해서 마이너스를 기록할 확률이 매우 크다. VIX 지수 자체는 변동성 지수로써 등락 폭이 주가의 폭보다 훨씬 크다. 따라서 주가 하락이 명확할 때는 일반 지수 추종 ETF보다 훨씬 많은 이득을 주겠지만 그만큼 위험성도 따르는 상품이다.
따라서 주식투자에 입문하신 분들이나 얼마 되지 않으신 분들은 그저 정찰병으로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정찰병의 역할은 그저 움직임만 파악하면 되기 때문에 1주나 2주 정도만 매수한 후 내 포트폴리오의 흐름과 비교하여 대처하는 데 사용하면 어떨까 싶다.
만약에 내가 주식을 오랫동안 했고 경제 흐름을 잘 읽을 수 있다면 운용하는 포트폴리오 비중의 10% 정도 투자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번 코로나와 같은 급격한 주가 하락에서는 10%의 비중이 나머지 손실을 어느 정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위의 ETF로, 한국은 KODEX 인버스 상품으로 대처하면 좋을 것 같다)
요약:
1. 내 포트폴리오에 vix 관련 ETF나 인버스 하나쯤은 추가하자
2. 미국(VIXY, UVXY), 한국(KODEX 인버스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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