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이야기 (social story)

벼랑 끝 여행업계 , 여행박사 대표 마지막 편지 화제

내꿈은부자님 2020. 10. 21. 11:04

 코로나 19가 장기화 됨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경제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름이 꺽이면 잠잠해질 꺼라는 전문가들의 예언과는 다르게 코로나 19는 지금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하여 각 나라들은 경기부양 정책을 펼치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4차 추경까지 이루어졌지만 실물 경제는 나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그 중에서 가장 크게 피해를 본 업종은 여행사가 아닐까 싶다. 코로나 19로 인한 소비 진작을 위한 소비쿠폰 적용 대상에서 여행업계가 빠지면서 그 피해는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나투어, 모두투어와 같은 대형 회사들 조차 전년도 동일 기간내에 매출액이 99% 이상 감소하였다고 하며 희망퇴직신청을 받고 있는 실정이라고 하니 벼랑 끝에 서 있는 심정이다. 

 

 그 중에서 최근에 안타까운 소식을 전해져서 큰 화제를 모우고 있다. 2002년 바쁜 직장인들을 상대로 1박 3일 일본 여행 (일명 밤도깨비 여행) 등 큰 인기를 누린 여행박사는 최근 코로나로 인한 여행 업계의 경기 침체로 인해 10명의 인원을 제외하고 250명 직원 모두에게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전하고 있다. 그마저도 퇴직연금으로 1개월치 금액만 지불한다고 하니 회사가 얼마나 어려운지 가늠 할 수 있다. 그가 회사를 일구어 내어 지금까지 달려오면서 결국 이러한 마무리를 짓게 될지는 몰랐을 것이다. 아래는 여행박사 양주일 대표가 직원에게 보낸 메일이라고 한다.  

여행박사 양주일 대표가 직원들에게 보낸 메일 전문

제목 : 마지막 메일일 것 같네요.

눈 떠보니 이시간이네요
술을 좀 먹고
노트북을 켜고
메일을 보내려다
식탁에서 잠이들었네요
몇번을 쓰고 지웠는지 모릅니다
드라이하게 사유만 적을까마음에 있는 이야기를 전달할까
쓰고 지우고 쓰고 지우고
이 시간이 오지 않았으면 하고 기원했지만
오고야 말았습니다
매번 다음을 기약한다고 말씀 드렸지만
그 시간은 언제일지 모르게 아득히 멀어졌네요
누군가는 모든게 계획이지 않았냐고 분노하시겠지만
이런 이야기만은 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6개월전 부임할때만해도
좋은 회사 만들어 보겠다는 건 진심이었습니다
백마디 천마디 말을 해도
납득할 수 없는 말들일 것이고
머리론 이해해도 가슴이 거부할 거 같네요
그래도 잠시 함께 고민했던 조직장님들께
말씀은 드리는게 제가 할 수 있는 마지막 예의라 생각합니다
여행업에 와서 만난 분과 술한잔 할때
그분이 그러시더군요
여행업은 미래를 가불해서 살아온 것 같다고
수탁고는 늘었고 통장은 가득했기에
제 살 깎아먹는 줄 모르고 살았다고
정상이 비정상이고 비정상이 정상같은 이상한 상황이네요
그냥 지금처럼 살다가
여행이 재개되면 다시 출근하고 일을 하면 좋겠지만
실낱같은 연을 유지하기에도
회사가 숨만 쉬기에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 재난은 오래갈 것 같습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다른 일을 찾으세요
여행이 재개 되더라도 다들 달릴 것이고
그럼 또 마이너스 경쟁이 될 것입니다
틀림없이 이 업계는 다운사이징으로 갈거에요
어제 노사협의회를 열어
희망퇴직과 정리해고에 대해 이야길 드렸습니다
그게 뭐 정리해고지 희망퇴직이냐 하시겠지만
지금은 그마저도 잔고가 없고 대출받아 지원하는 실정입니다
마음 같아서는 2달, 3달 급여로 하고 싶지만
100만원이 100명이면 1억이네요
그놈의 그 알량한
돈이 없습니다...
오늘 낮에 공지를 할 것이고
자세한 내용은 공지를 봐주시길 바랍니다
메일을 보내놓고
아침이면 후회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제 글이 뉴스에 퍼질까 두렵기도 하고
그래도 이렇게 쓰는건
저도 한 사람이라는거
제정신으로는 한마디도 못할거 같아
술 좀 마셨습니다
술먹고 메일 쓰는 거 아니라고 배웠는데...
여러분만은 그 사람 어쩔수 없었을거야라고 생각해주시기를...
다른 곳에서 다른 이유로 다시 만나면 좋겠습니다
그땐 저도 다른 위치에서요
내일은 해가 늦게 뜨면 좋겠습니다

양주일 드림

 

 코로나로 인해 비단 여행업계 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큰 위기를 맞고 있다. 국가는 추경이라는 미래의 세대에게 빚을 계속 지면서 현상 유지를 하고 있지만 결국 언젠가는 그 버블이 터지지 않을까 싶다. 경기부양으로 추경한 돈들은 결국 부동산과 주식 시장 열풍으로 금융권으로 들어갔고 증권가의 신용융자는 사상 역대 최고치를 찍고 있는 이 시점에서 어느 한 곳에서 들려오는 파산이나 위기 소식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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